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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아시아연대
Subject  
   경무기 확산과 인권 침해
경무기 확산과 인권 침해

여성과 어린이들이 대표적인 피해자

ⓒ 르몽드코리아


  2006년 6월 말, 세계 각국의 정부 대표들이 뉴욕에 모여 경(輕)무기에 관한 유엔의 행동프로그램 평가 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유엔 헌장 제1조에 명시된 의무조항이다. 하지만 회원국들은 경무기 사용에 따른 인권침해에 대해 지금까지 침묵해 왔으며, 무장 억제에 필요한 근본적인 문제들도 외면하고 있다. 경무기 밀매로 수많은 국가에서 분쟁과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중국, 러시아 그리고 몇몇 비동맹 국가들은 무장 억제를 강화하려는 어떤 시도에도 제동을 걸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반면, 세계 시민사회 내에서 태동하고 있는 국제연대운동은 무기통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몇몇 국가들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번 회의는 전 세계의 안전과 번영을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는 결정적인 힘겨루기 무대가 될 것이다. /편집자

  경무기 매매가 재래식 중무기 거래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 분야에서 통용되는 비밀유지 관행과 거래내역 보고의무가 없다보니 정확한 통계를 확보하기가 어렵고, 설령 통계자료가 있다 해도 신중하게 접근해야만 한다. 현재 191개 유엔 회원국들 가운데 35개 국가가 전 세계 경무기 수출의 90%를 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1997년에서 2004년 사이 전 세계 경무기 수입의 68.5%를 개발도상국들이 했다. 국제사면기구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경무기는 대부분의 심각한 인권 침해, 특히 85%의 살인에 사용됐다고 한다.  

  G8 국가들 중 일본을 제외한 7개국, 즉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영국 그리고 미국이 최대 경무기 수출국에 해당한다. 이 나라들은 개인에 대한 인권 침해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지는 지역에 군장비와 무기 그리고 탄약을 공급하고 있다. 대부분의 G8 국가들의 무기 수출 관련법에 적잖은 하자와 취약점이 있다보니 빈곤을 퇴치하고 인권과 안정을 도모한다는 그들의 약속과 배치되는 실정이다. 무책임한 무기 수출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하거나 분쟁으로 가장 많은 사상자들을 내고 있는 국가인 수단, 미얀마, 콩고민주공화국, 콜롬비아, 필리핀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강대국들의 무기 수출에 뒤질세라 브라질, 이스라엘, 네덜란드, 싱가포르, 북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나라들도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전 세계 무기 시장에서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무기상들은 대개의 경우 수송업자 및 금융업자와 조직을 이루어 활동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나라들은 불과 30여 개국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무기상들은 실질적으로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은 채 정치지도자나 군사령관, 심지어는 곤경에 처한 반군 게릴라 지도자들에게까지 헐값에 무기를 팔고 있다. 2005년 7월 발간된 국제사면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대량의 무기와 탄약이 발칸반도와 동유럽에서 아프리카 분쟁지역으로 유입되었다. 콩고민주공화국에는 유엔의 무기금수조치와 2002년 시작된 평화정착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무기가 유입되고 있다. 아프리카 분쟁 다발 지역(중동부지역)으로 무기를 수출하는 무기상과 수송업자들의 국적을 살펴보면, 알바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 사이프러스, 체코, 이스라엘, 러시아, 세르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미국 등 매우 다양하다. 무기와 탄약이 어떤 경로로 콩고민주공화국, 르완다 그리고 우간다 정부에까지 흘러들어가게 됐는지, 또한 콩고 동부의 민병대와 무장단체에 어떻게 무기가 전달됐는지 추적해볼 수도 있다. 이 무장단체들은 전쟁범죄나 반인륜범죄에 해당하는 잔혹행위를 일삼아왔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무기 확산, 특히 경무기의 확산은 종종 치유하기 힘든 결과를 초래한다. 서아프리카 지역의 마노 강 유역에 있는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에서 발생했던 참사가 대표적인 예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에서는 경무기의 보급과 재활용이 성행하고 있으며, 2004년 11월에 가결된 유엔의 금수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기 수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경무기를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자 코트디부아르에서는 무장해제-징병해제-사회통합 절차가 중단되었고, 반면에 휴전협정 위반, 서부지역의 부족 간 분쟁 그리고 소년병 모집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탈법 무기 거래로 인해 여성들 역시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수많은 단체와 기구들이 총기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며 경찰의 기강 해이를 질타하고, 여성들을 가정폭력과 강제추행으로 내모는 성차별을 타파하도록 각국 정부에 호소하고 있다. 집안에 권총이 있는 가정에서 여성이 살해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진 바 있다.

  무장단체들의 준동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데, 총기에 대한 소양과 남성우월주의적 행동을 특권인양 미화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성추행이 급증하면서 여성들의 일상적 사회활동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고 있다. 대부분의 이주민과 난민들은 어린이와 여성들이다. 여성들이 점점 더 많이 전투요원으로 기용되고 있지만 여성의 신체적 특수성은 고려되지 않는 실정이다.

  아이티에서는 경무기를 소지한 불법 무장단체와 전직 군인들이 민간인 납치, 성추행, 살인을 저지르고 있지만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있다. 무장해제 캠페인이나 피해자 보호를 위한 효과적인 법제도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아이티는 조만간 더욱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국가권력의 힘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일부 지역에서는 무장단체와 개인들이 불법적으로 토지와 주민을 장악하고 있으며, 경찰을 포함한 공권력으로부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범죄행위를 일삼고 있다.

  판자촌에 사는 수백만 명의 브라질 빈민들에게 폭력은 피할 수 없는 일상의 현실이 되어버렸다. 이들은 마약 갱단과 경찰 그리고 그야말로 무법천지인 도심 지역의 살인 무리들에 에워싸여 옴짝달싹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빈민가에 군병력을 투입하는 정부 조치는 폭력에 종지부를 찍기는커녕 사회적 약자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트리는 결과를 낳고 있다. 2005년 10월, 총기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높고 국민투표를 실시했으나 유권자들의 반대로 부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의 신상에 대한 불안감과 경찰력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치안유지와 관련된 광범위한 조치들은 몇몇 부수적인 효과를 거두어들이기도 했다. 상파울루 시(市) 산업단지 내에 있는 인구 35만 명의 디아데마 지구는 폭력 발생률을 낮추는 데 성공한 매우 훌륭한 사회통합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경찰이나 여타 치안 요원들이 자행하는 인권 침해의 원인은 그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를 보고할 의무가 없다는 데에 있다. 2005년 발생한 가장 끔찍한 사건들 가운데 하나는 5월 12일과 13일 우즈베키스탄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동양계 밀집 도시인 안디잔 시 중앙광장에 운집한 군중들에게 치안군이 발포해 도망가던 수백 명의 민간인들이 사살됐고, 아스팔트 위에 널린 시신 위로 장갑차가 지나가기도 했다.

  국제사회가 경무기와 탄약을 추적할 수 있는 전반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 인권을 침해하거나 전쟁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무장단체의 수중에 무기가 들어갈 우려가 있을 경우 무기상들에게 이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 2005년 경무기와 소구경 총기에 대한 일련번호 매기기와 유통경로 추적을 위한 유엔의 지침이 마련되긴 했지만,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게다가 탄약에 대해서는 적용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국가들이 무기 거래와 관련된 국제협약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으며, 이에 동조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케냐, 핀란드, 노르웨이, 영국이 주도하는 이런 움직임에 이제는 50여 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1년에 제정된 유엔행동프로그램에 비추어 경무기 불법 매매가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2005년 7월에 개최된 유엔 회의에서 13개 국가가 국제협약의 필요성에 동조하기도 했다(1). 같은 해 10월, 유럽연합 이사회도 이 조약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촉구한 바 있다. 이 국가들이 동조한 영국의 제안에 따르면, 모든 재래식 무기를 포함하는 국제조약 체결을 목적으로 유엔 차원에서 개별 국가와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해 10월 열린 유엔 총회에서는 경무기 불법 중개 금지를 목적으로 각국에서 차출된 전문가 그룹을 조직하자는 데에 합의했고, 여기에 모인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실행 조치들을 검토하기로 했다. 동아프리카의 일부 국가와 라틴아메리카 남미공동시장 회원국들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도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최소 기준에 근거한 경무기 수출 규제에 지지를 선언했다. 2006년 4월에는 케냐와 영국의 주도 하에 일부 국가들이 ‘나이로비 행동강령’을 제안했는데, 현재 약 100여 개 나라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 그리고 러시아를 포함한 몇몇 강대국들은 법적 구속력을 가진 규정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재래식 무기에 관한 포괄협정과 앞으로 더욱 확산될지도 모르는 경무기에 관한 국제규약을 체결하기까지에는 해야 할 일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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