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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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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메르루주여 영원하라!
크메르루주여 영원하라!

그 학살의 역사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시아누크와 훈 센, 그리고 캄보디아의 권력핵심들
▣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 asianetwork@news.hani.co.kr

돌을 던지기에 앞서 ‘학살자 크메르루주’로 불려온 민주캄푸치아 족보부터 들춰보자. 기자들 사이에 “아침에 이 말 하고, 점심 때 저 말 하고, 저녁에 그 말 하는 인물”로 소문난 노로돔 시아누크 전 국왕이 눈에 띈다.

캄보디아 현대사는 그이의 성격만큼이나 변주가 심했다. 프랑스 식민 시절이던 1941년 왕위에 오른 시아누크는 독립 1년 뒤인 1955년 스스로 국왕 자리를 버리고 선거를 통해 정치 지도자로 변신했다. 이어 1970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론 놀(Lon Nol) 장군의 쿠데타로 쫓겨난 시아누크는 다시 1975년 민주캄푸치아가 공산혁명에 성공하자 프놈펜으로 돌아와 국가 수반 노릇을 했다. 그리고 1년 만에 그 자리에서 쫓겨난 뒤 외국을 떠돌다 1993년 다시 국왕으로 되돌아왔다. 시아누크는 지난해 말 왕위를 아들에게 물려주고 떠났다.

베트남군 지원 받으며 돌아온 훈센

시아누크는 틈날 때마다 “킬링필드를 잊자. 미래를 향해 가자!”고 외쳤고, 또 크메르루주 학살을 다루겠다는 국제재판을 못마땅하게 여겨왔다. 비록 형식적인 국가 수반이었고, 또 학살을 명령하진 않았더라도 자신이 크메르루주 학살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캄보디아 반민주·부정부패 정치의 산실이자 몸통인 훈 센 총리는 또 누구인가. 동부지역 크메르루주 특수연대 부연대장이었던 훈 센은 폴 포트의 숙청을 피해 1977년 베트남으로 탈출한 뒤, 1979년 베트남군의 지원을 받으며 프놈펜에 입성했다. 그이는 ‘베트남 괴뢰정부’ 아래서 외무장관을 지낸 뒤, 1985년 33살의 나이로 총리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훈 센은 1997년 공동 총리였던 라나리드(Ranariddh) 왕자를 무력으로 쫓아낸 다음 1998년 선거를 통해 기어이 단독 총리에 올랐다. 그런 훈 센은 1996년 크메르루주 전 부총리였던 이엥 사리에 이어, 1998년 크메르루주 제2인자였던 눈 체아와 대통령이었던 키우 삼판을 투항시켜 크메르루주를 와해시켰다. 1975~77년 사이 크메르루주 부연대장이었던 훈 센의 학살 개입설은 개연성이 있음에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례나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다. 그이는 자신의 취약한 정치적 합법성을 나라 안팎에서 인정받음과 동시에 크메르루주의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겠다는 야심으로 국제재판을 흥정판으로 만들어온 장본인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현 최고 권력층에는 여전히 크메르루주와 관련 있는 이들이 포진해 있다. 기자들이 ‘별똥별’로 불러온 하원 부의장인 헹 삼린(Heng Samrin)은 1976~1978년 크메르루주 제4보병사단 사단장으로 폴 포트의 숙청에 맞서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실패한 뒤 베트남으로 탈출한 인물이다. 그리고 1999년부터 상원의장직을 지켜온 체아 심(Chea Sim)은 크메르루주 집권기간 동안 푸니아클레크의 공산당 위원장을 지낸 뒤, ‘베트남 괴뢰정부’ 시절 내무장관을 거쳐 1993년부터 하원의장을 한 인물이다. 체아 심은 후배 격인 훈 센과 경쟁적 연대를 통해 정치적 입지를 지켜왔다.

또 훈 센 총리의 권력 사수대인 국방장관 테아 반(Tea Banh), 폴 사로은(Pol Saroeun) 캄보디아 군 부사령관, 메아스 무트(Meas Muth) 군사고문, 내무장관 사르 켕(Sar Kheng)도 모두 크메르루주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다. 키에트 촌(Keat Chhon) 경제재무장관은 크메르루주에서 각료회의 장관을 지낸 인물이고, 외무장관 호르 남홍(Hor Namhong)은 행정관 출신이다. 말하자면 군사·경제·외교를 비롯한 권력 핵심과 정부 요직은 거의 모두 크메르루주로부터 세례를 받은 이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 부총리 7명 가운데 3명, 선임장관 14명 가운데 3명도 크메르루주 출신이다. 게다가 훈 센 총리의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 상원의원 30명 가운데도 8명이 크메르루주로부터 왔다.

크메르루주라는 자궁에서 태어난 이들이 가당찮게도 ‘모성재판’에 해당하는 크메르루주 학살을 심판하겠다고 벼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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